다양한 브랜드를 구석구석 들여다보는 [브랜드 돋보기🔍] 7번째 시간!

1. 키워드 : "Lead"
뉴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콘텐츠, 장르 등의 개념들이 점점 경계가 모호해지고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띠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예측 불가능한 현재, 앞으로의 미디어가 어떤 모습일지도 지금의 우리는 예측할 수 없죠. 이런 와중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면, 바로 ‘광고의 콘텐츠화’입니다.
지금까지의 우리는 ‘광고’라고 하면 TV 프로그램 사이에 방영되는 15초~30초의 짧은 영상, 올리브영 등 다양한 매장 유리에 붙어있는 제품 포스터 등을 떠올렸습니다. 짧은 시간, 찰나를 놓치지 않고 광고를 소비자들의 뇌리에 ‘때려박는’ 것이 주된 양상이었고요. 하지만 여기 이제 광고가 하나의 콘텐츠가 되었다고 주장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더이상 강제로 노출시키려고 노력하는 홍보물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는 콘텐츠로의 발전으로, 이들의 말을 빌리면 ‘광고라는 개념을 재정의해야 할 정도로 거대한 사건’입니다.
오늘은 보다 진지한 주제로 도입부를 시작했는데요. 오늘 살펴볼 브랜드는, 기존 광고 문법을 뒤엎으며 광고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는 사람들. ‘돌고래 유괴단’ 입니다.
2. 브랜드 소개 : “돌고래 유괴단?”
2007년, 20대의 청년들이 영화를 만들어보자 의기투합하여 모입니다. 비전공자들이었지만 영화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힘차게 뭉친 돌고래 유괴단은 정작 돈이 없는 현실적인 위기에 부딪히는데요. 그래서 우선 광고를 의뢰받아 제작하는 일을 시작합니다. 생각보다 잘 풀리지 않는 상황에 고심하던 중, 대박이 터집니다. 바로 2015년 발표된 “캐논”의 광고 시리즈인데요. 우선 영상부터 만나볼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3KuYt8feH9s
https://www.youtube.com/watch?v=iDpbZetePA0
광고가 시작하고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앞으로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갈 것이라는 평범한 예상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광고의 마지막은 보는 사람의 허를 찌르며 재치있는 키워드들로 마무리되죠. 이 광고가 대박이 나면서 이들은 소위 ‘약빤 광고’의 표본이 되어 본격적으로 대박 광고들을 뽑아내기 시작합니다. 이른바 ‘바이럴 필름’의 선구자로, 소비자가 스스로 찾아보는 광고를 만들고 있는 이들은 2018, 2019 2년 연속 대한민국 광고대상 금상을 수상했고 2016, 2017, 2018 3년 연속 서울영상광고제 금상을 수상하며 그 실력과 영향력을 입증했습니다. 유튜브 트렌드 광고부문 #20에는 무려 5편의 광고가 이름을 올릴 정도였죠.
과연 이들의 광고가 그간의 광고들과 어떤 차별화 포인트가 있었기에 시장을 변화시키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을까요? 먼저 돌고래 유괴단은, 광고주로부터 일정 이상의 자율권을 보장받지 않으면 수주를 받지 않는다는 철학 하에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철학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초반에는 수익 측면에서 장애물이 되기도 했지만 기획/시나리오/편집/연출 등 처음부터 끝까지를 단독으로 책임지는 돌고래 유괴단 특성 상 자신들의 색깔을 지켜나갈 수 있는 좋은 바탕으로 작용했습니다.

다음으로, 오래 보아도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듭니다. 돌고래 유괴단의 광고들을 보면 당시에 유행하는 밈(meme)들을 비교적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유행하는 밈으로만 도배한 광고들의 경우에는 시기가 지나면 재미없는 영상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트렌드에만 의존하지 않는 과감한 시도를 지속하는 것입니다. 광고 문법을 뒤엎는 색다른 스토리들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오는 것이겠죠. 마지막으로 솔직한 발언들입니다. 돌고래 유괴단의 수장 신우석 감독은 광고업계 내부의 현실에 대해 문제점을 제시하고 솔직한 비판을 내놓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이는 소비자에게 자신들의 철학을 보여주어 콘텐츠의 신뢰도를 높여주는 효과도 있거니와, 재치로서 발현되기도 합니다. 실례로 돌고래 유괴단의 공개채용 공고를 보면 ‘FIFA 2021 숙련자 우대’, ‘광고주 자제분 우대’ 등 솔직함에서 나오는 재미있는 포인트들이 많습니다.
돌고래 유괴단의 광고들은 광고 그 자체로 하나의 콘텐츠인만큼 유튜브 채널에서의 인기도 뜨겁습니다. 돌고래 유괴단 측은 최근 유튜브 계정 커뮤니티 채널에 '그동안은 아카이빙 목적으로 유지하던 채널이었지만 많은 성원에 이제부터는 크고 작은 소식을 전하는 계정으로 사용하겠다'며 감사인사를 보내왔습니다. 최근 업로드된 공개채용 홍보영상도 예상을 깨는 구성으로 제작되어 많은 호응과 댓글로 혼나고(?) 있는 돌고래 유괴단의 채널은 여기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user/DolphinersOfficial/featured
돌고래유괴단
돌고래유괴단 Dolphiners Films http://dolphiners.com http://facebook.com/dolphinersfilms http://instagram.com/dolphiners_films
www.youtube.com
3. "다른 곳은?"
이는 비단 돌고래 유괴단 만이 쫓고 있는 흐름은 아닙니다. 요즘은 '미디어랩', '광고대행사'에 의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계열사로 가지고 있는 것이 보편화되었는데요 (대표적으로 YG엔터테인먼트의 자체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 플렉스',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 광고 대행사 '이노션' 등이 있습니다). 광고 하나하나가 어엿한 콘텐츠로 기능하게 되면서 이제는 스토리텔링이나 구성, 제작 등의 색깔이 점차 다양하고 독창적으로 변해갈 것이고, 지금 우리가 돌고래 유괴단을 생각하는 방식 그대로 제작사를 통해 광고를 선택 및 시청하는 행태도 더 보편화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저 대행사에 돈을 주고 맡기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색깔과 의도를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자체 계열사를 활용하는 방식이 더 각광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4. Outro : "따라가는 건 쉽지만 창조하는 건 어렵기에"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불안감과 불확실성을 업계를 선도하는 에너지로 변환시킨 그들. 이렇게 한 자리에 우뚝 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이 있었을까요? 그들이 이야기하는 광고업계의 문제점 또한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이상으로 설정한 광고의 모습이 이루어질지, 이루어진다면 언제 얼만큼 이루어질지도 앞으로 그들을 지켜보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브랜드 돋보기 일곱번째 이야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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