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브랜드를 구석구석 들여다보는 [브랜드 돋보기🔍] 5번째 시간!
1. 키워드 : "Dignity"
여러분이 알고 있는 일명 "지식인" 또는 "교양인"들을 떠올리면 어떤 모습들이 생각나시나요? 저는 은은한 미소를 띠며 필요한 말과 행동만을 차분하게 보여주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선망하는 '진짜'는 가지고 있는 것을 드러내기보다 자신의 내실을 탄탄히 다져나가는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품격을 이야기하며 시작한 이번 시간에 들여다볼 것은 바로 주류 산업입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집에서 직접 즐기는 다양한 트렌드들이 어느새 익숙해졌죠. 그 중에서도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홈텐딩' 문화가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Home과 Bartending의 합성어인 홈텐딩!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캔맥주나 소주를 주로 마셨다면 요즘에는 집에 양주 한 병 사두고 온더락으로 마시거나 하이볼을 즐기는 게 굉장히 익숙해졌죠? 이런 트렌드와 함께 2030 세대의 위스키 선호도가 급증하고 이는 검색통계에서도 선명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위스키라고 다 같을 수는 없는 법. 저같은 경우 양주계열을 잘 알지는 못하다보니 병의 디자인을 보고 고르기도 하지만, 미디어에 노출되는 모습을 통해 신뢰도를 쌓기도 합니다. 지난 인팜, 올버즈 포스팅에서는 친환경 브랜딩이 주는 신뢰도에 대해 알아본 바 있습니다.
오늘은 '수제'를 통해 진짜 정통을 보여주고 있는 위스키 브랜드, '발베니'입니다.
2. 브랜드 소개 : "Balvenie?"
발베니는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6개 위스키 산지 중 스페이사이드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위스키입니다.
글렌피딕 위스키의 설립자인 윌리엄 그랜트는 몰트 원액이 부족해지면서 원활한 공급을 위해 지하도로 연결된 새로운 증류소를 짓기로 결정합니다. 글렌피딕은 당시 프리미엄 위스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1963년 출시한 싱글 몰트 위스키인데요. (싱글 몰트 위스키란 100% 보리만을 원료로 하여 한 곳의 증류소에서 만든 위스키를 뜻합니다.) 이 제품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수익을 내면서 싱글 몰트 위스키에 대한 인기와 수요 또한 급증합니다. 이를 계기로 새로 지은 증류소에서 발베니라는 새로운 라인업을 만들어 1973년 출시합니다. 발베니 위스키는 12년산부터 다양한 라인으로 출시되고 있는데, 대체로 부드러운 질감과 고소한 단맛이 특징이라고 하네요.
발베니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차별화 전략을 시행했습니다.
1) 증류소 주변에 보리를 직접 재배하여 원료로 사용합니다. 덕분에 발베니는 유일하게 직접 경작으로 원재료를 수급하는 위스키로 인정받았죠.
2) 몰팅 플로워를 채용합니다. 플로어 몰팅은 젖은 보리를 매끄러운 바닥에서 4~5일 동안 두어 건조와 발아를 거쳐 풍미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인데요. 이 때 뿌리가 자라거나 바닥에 엉겨붙지 않도록 뒤집어주는 작업을 보통 기계를 사용하여 진행하는데, 발베니의 경우 40년 경력의 로비 곰리 씨가 플로어 몰팅, 피트, 훈연까지 몰트의 전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3) 구리로 만들어진 증류기의 유지보수 또한 60년 경력의 장인 데니스 맥베인 씨가 맡고 있습니다. 그는 모든 금속 배관과 관련된 모든 부분을 직접 관리하며, 이렇게 구리배관을 관리하는 장인을 Coppersmith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4) 위스키를 숙성하는 오크통조차 허투루 만들지 않습니다. 50년 경력의 이안 맥도널드씨가 오크통의 분해/조립부터 유지/보수까지 일체를 책임지고 있죠.
하지만 발베니를 대표하는 차별화 요소는 바로 이 분입니다. 데이비드 스튜어트 'MBE'. MBE란 영국기사단 회원 작위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직접 수여합니다. 그는 숙성통을 개별숙성하지 않고 순서대로 쌓아서 숙성시키는 와인 숙성기법인 솔레라 시스템을 글렌피딕 위스키에 적용하고, 세계최초로 두 개의 오크통에 숙성하는 캐스크 피니쉬 공법을 개발하는 등 위스키 산업에 세운 지대한 공을 인정받았습니다. 특히 캐스크 피니쉬 공법은 발베니의 특징이기도 한데요. 예로 발베니의 대표 라인업인 '발베니 더블우드 12년'의 경우 버번 캐스크에서 10년, 그리고 셰리 캐스크로 옮겨 2년을 마저 숙성시켜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3. 시장 현황 : "한국은?"
발베니는 한국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위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시면 감성적인 이미지와 영상 등도 눈에 띄지만 우리나라의 장인들과 함께한 컨텐츠들이 보이시죠? 이는 바로 발베니에서 전세계의 장인들을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지원하는 '발베니 메이커스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이 캠페인은 <비정상회담>에 출연했던 마크 테토가 진행을 맡아 채상장, 소반장, 옻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통문화의 맥을 잇고 있는 장인들을 찾아가 그들의 스토리를 담은 에디션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11월, 서울 성동구의 복합문화공간 코사이어티에서도 발베니 스토리 전시회가 개최된 바 있습니다. 정원형으로 꾸며 실제 증류소의 모습을 재현하고, AR이나 미디어 월 등의 기술을 활용해 실감나는 전시를 구현하는 등 세심한 노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인당 5000원이었던 입장료는 전액이 국내 숨은 장인들을 발굴해 알리는 캠페인에 사용되었다고 하니, 흐뭇해지죠? 발베니 메이커스 캠페인 영상 하나를 소개해드리면서 넘어갈게요.
https://www.youtube.com/watch?v=0i11Qj6mwBM
한국에서도 발베니를 한껏 즐겨보고 싶다면 지난 2021년 서울 청담에 문을 연 '더 발베니 바'가 있습니다. 유일하게 발베니 전 라인업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미슐랭 2스타 정식당과 협업하여 다양한 메뉴에 페어링해볼 수도 있고, 위스키마다 담겨있는 스토리나 테이스팅 방법 등을 전문 바텐더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있다고 합니다.
4. Outro : "꾸준함이 변화를 만든다."
발베니에 대해 알아보면서 '비싼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어머니의 말씀도 떠오르고, 발베니가 왜 최고가 위스키가 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장인하면 자신의 일에 평생을 매진하는 열정과 동요하지 않는 꾸준함 등이 떠오릅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겠죠. 전 과정을 수제로 진행하는 발베니에서 브랜드 가치를 어필할 수 있는 최고의 캠페인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우리도 생활 속에서 다양한 일을 해나가면서 각각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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